자본주의 사회속에 기거하면서, 어떻게든 살아야하고 사는 문제에 시간을 들이다보면, 정작 집중하고 싶은 우주와 인간의 내면에 대해 소홀하기 쉽다. 틈틈이 우주와 인간의 문제 혹은 그것에 기반을 둔 현실의 문제에 천착하고 있긴 하다. 그런 두 종류의 시간 사용이 긴장 상태를 이루고 그 상태를 참을 수 없어 해 오다가 이제는 무덤덤하게 그 긴장 속에서 시간을 충실히 사용하려고 한다. 충실히 사용한다는 것은 이런 긴장 상태에 있을 때를 돌아보건데 쓰잘데기 없이 해결되지 않는 상태로 빠지지 않는 것, 그 상태에 대한 푸념을 다른 이에게 전하지 않는 것, 그저 그 모든 것을 관조하며 돌아보는 것으로, 그러한 것이 '나'라는 생각을 하고, 받아들이기로 한다.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어느 하나에 고착되는 것이 두려워, 나는 자유인이다 선언해왔다. 그것은 내가 나를 둘러싼 환경 속에서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것이 아닌(실제로는 행동하지 못하는 것이 많다는 것을 안다. 그러나 그것조차 노력할 것이다) 판단의 기준에 대한 자유를 말한다. 다른 이 아니 정확히는 내 것이 아닌, 나에게 주어진 시각으로 세상을 이해하는 것을 구속으로 보고, 내가 판단의 주인이 되는 그런 자유를 말한다. 그러나 그런 자유를 이용하는 것에는 늘 조심스럽고, 유혹적이기까지 하다. 어쩌겠나, 난 급진적이지 않고, 조심스러운 사람인데.


2016년은 지금 12월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모를 일이다. 2015년도 2014년에 생각하는 그런 해는 아니었으니까. 더 이상 새해를 계획하지 않는다. 그저 달릴 뿐이다. 살아낼 뿐이다. 순간순간 선택할 뿐이다. 여전히 우주와 인간에 대해 고민할 것이고, 그러다보면 미래를 받아들이겠지. 나는 어디에서 왔는가, 나는 무엇인가, 나는 어디로 가는가. 삶의 고갱이를 그저 붙잡고 그로 연역된 생활을 할 뿐이다. 의식의 타히티에서 그저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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