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오전엔 이제 영화관에서 다 내려갈 것 같은 "괴물"을 메가 박스까지 찾아가서 보았고, (한강에 살고 천만명 넘게 목격했다는 그 괴물.) 코엑스 지하에서 우동 및 돈까스 점심을 먹으면서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라는 노래에 대해서 20대때 느꼈던 것과 마침 30에 느꼈던것과 이제 중반이 돼버린 지금 느끼는 것에 대한 것을 나누었습니다. 한가한 오후에 팔짱끼고 데이트하는 늙은(?) 총각/처녀처럼 말이죠. 애 둘은 어린이집에 평소처럼 보냈답니다.
3시 남부터미널부터 공연이 있는 예술의 전당까지 운행하는 차에는 거의 아줌마들이었습니다. 3시라는 특수성이 삶에 지친 아줌마들만 오라고 광고하는 것이더군요. 생각만했지 그 인파에 묻혀가는 것이란, 동지애를 찾아 두리번거려야 20명중의 1명꼴로 발견되는 정도였습니다.
할아버지가 운전하는 마을 버스에는 환승을 해도 돈이 안들어 가니 타시라는 친절하신 기사님의 설명이 계속 이어졌고, 비접촉식 교통카드를 두 장 이상 가지고 다니시는 아주머니를 냉혹히 그러나 친절히 거절하는 기계목소리와 그에 대한 또 이어지는 설명. 왁자지껄하신 아주머니들의 웃음소리.
1층 로비에서 잠시 표를 찾아 온다며 기다리라는 아내를 보면서 홀을 둘러 보니. 정말 이 많은 아줌마들이 어디서 왔을까 싶더군요. 오페라용 작은 쌍안경을 어디서 빌리셨는지 시험해 보는 분도 계셨고, 간혹 나와 비슷한 연배이고, 비슷한 목적으로 온 또래의 커플도 있었고, 또 드물게 중년의 부부도 있었고, 이런 모든 것들은 정말 처*음*이었습니다.
예전 같으면, "으이구 아줌마들~" 했을 상황인데, 이 사회성 없을 모든 모습이 모두 이해가 되는것 아니겠습니까? 이해가 되더이다. 내 모습이 여기에서 멀지 않을날이 곧 올 것이라는 생각마저 현실이더군요. 아줌마들~ 당신들의 일상이 이제 다 이해가 되려합니다.
Posted by 최호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