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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사는 얘기

지민이는 사춘기

Coolen 2005. 9. 22. 12:59
어제 저녁의 일이다.

지민: "아빠, 아빠 방은 어디야?"

평소에 컴퓨터있는 서재를 아빠방이라고 실수(?)하면서 말하길래,

아빠: "컴퓨터있는 방이지"

라고 했다. 그랬더니,

지민: "아빠, 왜 아빠는 아빠방에서 혼자 안 자?"

이건 또 무슨 소리인가? 우리 세 식구는 모두 침대방에서 자기 때문에 멀뚱하고 얘가 뭐라나 하고 들어 봤더니.

지민: "나, 이제 내 방에서 혼자 잘래"
아빠: ".?@#$%^! 왜? 어쩌다가 그런생각을 했어?"
지민: "어, 나 어린이집에 있을 때 생각을 했어."
아빠: "뭐? 선생님께서 혼자 자라고 하셔?"
지민: "아니, 나 혼자 한 번 생각을 해 봤어."
아빠: "그래...?!?"

--

이게 무슨 말도 안되는 시츄에이션이냐, 원래 침대 사주면 자기 방에서 혼자 잔다고 약속한 상황인데, 요즘 애가 이상해져 가고 있다.
사실 "혼자하기" 목록에는 한 일주일전부터 2 층에 있는 어린이집에 데려다 줄 때, 2 층 계단까지 같이 올라가고 난 멈춰서 어린이집에 들어가는 것을 보는 수준으로 독립심을 키워오고 있었기는 했다.
문이 아이 혼자 열기에는 조금 어려워서 두 손으로 활짝 잡아 당기고 들어간다. 그래서 문 잘 여는지는 멀리서 지켜보는 수준으로 했었다.
그보다 앞서서는 손잡고 다니는 것을 계단 올라갈 때만 놓고 올라가는 연습을 했었지만, 잠을 혼자(!) 자겠다는 말을 듣게 될 정도로 빠르다(?)는 생각은 안해보았던 것 아닌가.

사춘기인거 같다. 잠에 잘 때 이불에 쉬나하지 말 것이지, 요즘엔 지민이가 말하는 것이 왜 이렇게 재밌냐. 지민아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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