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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의 전 CEO이셨던 김철수 사장님께서 오늘 새벽 타계하셨다. 암으로 투병중이셨고, CEO 교체전에도 병환으로 출근을 못하셨었는데, 마지막으로 본 것이 11월인가 12월에 점심을 먹으러 가는 길에 인사한 것이었는데, 그날도 얼굴이 굉장히 까맸던 것으로 기억한다.

안철수 의장님과 전체 회의 스타일이 다르신 것을 의식하셨지만, 원고가지고 진행하시는 것이 익숙치 않으시다면서 하고 싶은 얘기들을 몇가지 적어 오신뒤에 말로써 풀어 나가시는 것도 이젠 추억이 될 것 같고, 제품이 죽쑤고 있을 때에도, 복도에서 만날 땐 웃으시면서 얘기를 하시지만, 그 뒤에는 나의 상급 관리자들은 혼나고 있을 생각이 들면서, '그래 한 단계 넘어선 관계의 조직생활은 저렇게 인간적으로 하는 것이 맞는 것이야, 그러나 바로 아래는 압박을 당하는 것이지'라고 생각도 들면서 마음을 다잡기도 했던 것도 이젠 고인에 대한 좋은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

작년 말에 수혈 가능한지 피검사를 하고서 지금까지 대기하고 있었고, 이틀전에는 뒤에 계신 과장님은 헌혈하러 갔다 오셨고, 나도 곧 부르겠구나하고 대기하고 있었는데 오늘 들은 슬픈 이야기는 창밖에 내리는 봄비만큼 차분해진다. 얼마전 지민이에게 "나이들어 떠나간다"라는 개념을 한참 설명하던 것이 생각난다. 나이들어 떠나지 않는 것도 있다는 것을 설명해야하는데 아마 이것도 이해한다고 고개를 자신있게 끄덕이겠지만, 이해와 느끼는 것은 다른 것이지.

54년생 올해 54세(한국나이)의 짧은 인생을 더 큰 일을 이루셔야하는 아쉬움을 뒤로 한 채, 그렇게 떠나 가시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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