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밤에 회사 슬랙에 쓴 글. 어젯밤에 술기운으로 그렇게 업돼서 썼는데, 아침되어 보니 그런 퀄리티가 아니었음. 조금 오래되었지만, 2000년대 초반에 Joel Test라는 것이 소개된 적이 있었습니다.MS의 엑셀팀을 이끌던 사람이 나와서 컨설팅을 하면서 만든 테스트였고, 12개의 항목에 Yes/No로 체크하여 얼마나 좋은 팀인지 확인하는 그런 테스트였죠.2000년대 초반만해도 이 테스트를 9점이상 통과하는 팀은 우리나라에도 그렇게 많지 않았습니다.지금은 많은 팀들이 대부분을 합니다. 몇가지 테스트를 인용해 봅시다. 한 번에 빌드를 만들어 낼 수 있는가? 데일리빌드가 있나? 버그 추적시스템이 있나? 새 코드 작성 전에 버그 수정하나? 무작위 사용성 테스트하나? 매일 빌드를 하며, 해당 결과를 누구나 테..
이틀전 3월 14일 혼자 사는 지민이가 코로나19 간이 검사 키트로 양성이 나왔는데, 도저히 움직일 힘도 없다했다. 급히 휴가를 내어 달려가 근처 안성 성모 병원으로 이동시켜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고 다시 집으로 귀가 시켰다. 심지어 같은 시각 지안이는 학교에서 목이 아프다며, 조퇴를 하고 집에 왔다. 어제는 각종 구호품(?)을 싸 들고 다시 큰 딸네를 방문하여 목소리도 안나오는 딸을 뒤로 하고 말 그대로의 한 짐 구호품을 전달만 하고 다시 올라와야했다. 오늘 아침, 둘째 딸이 아침에 목이 아픈 증상이 심해져 간이 키트로 검사하니 두 줄, 양성이 나왔다. 오늘 하루도 병원을 왔다 갔다 분주함이 예상된다. 그 와중에 더운 물을 계속 유지시킬 방법을 찾다가 안쓰던 커피 포트가 생각 났다. 먼지가 쌓여 그대로..
아침 비몽사몽간에, 며칠 동안 하고 싶었던 것을 했다. 아이폰 비밀번호 바꾸기. 그 일이 오늘 하루 절반을 매우 절망적이게 만들었다. 비밀 번호를 바꾼지 1분도 안돼서 잊은 것이다. 어떻게 그럴 수 있지? 틀린 비번을 넣을 때마다 입력 대기시간이 늘어났다. 1분이던 것이 5분이 됐고, 15분이 됐으며, 한 시간이 됐다. 대략 그렇게 10번 이상인가를 틀리게 넣자마자 아예 잠금상태가 됐다. 더 이상 비번을 넣을 기회도 주지 않는다. 어렵지 않은 숫자였으며, 분명 조합 몇 개로 찾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아마 대기 시간이 늘어 나지만 않았어도 바로 찾아 냈을지도 모른다. 다행인 것은, 내 아이폰을 노트북에 USB로 연결하면 바로 백업을하도록 설정해 놓은 탓에, 백업이 존재하고 있었고, 폰 초기화 후에 백업본..
늪, 사람은 뭔가에 빠지기 마련이다. 하다 못해 게으름에 빠지기도 한다. 그 순간조차 그 상태를 유지하고 싶다. 너무 오래 머물면 안될 것을 알면서도 계속 유지하다가 적응하게 된다. 늪을 나오기 위해, 용기란 것이 가끔 필요한 것임에도, 그 생각이 드는 순간조차 그 속에서 뭔가 더 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동시에 든다. 이것은 늪 속에서 주기적으로 엄습하는 목소리와의 결말 없는 전쟁같은 것이다. 늪, 이 점성 고형물이 꿀인지 진흙인지는 상관이 없다. 결국엔 그것외엔 할 수 없는 것이 그 안에서 사는 모습이다. 새로운 것을 추구하자, 죽기 전에 꼭 해야할 일을 시작하자, 돈을 많이 벌어야지 하고 싶은 것만 할 수 없지 않느냐. 이런 고민은 30대에 끝날 줄 알았지만, 지금보니 늙어서 죽는다고 해도 계속..
지극히 사소한 개인 로그라서, 읽지 마시기를 권함. 집안 청소를 대략 두 달에 걸쳐 했다. 지난 8월 15일 전후로 아내의 휴가에 맞춰서, 여행 갈 일도 없는 코로나 시국에서 집 방 바꾸기나 해보자고 시작한 것이, 얼추 끝나는 것은 한 달이 걸렸으며, 그 한 달 이후로 꾸준히 뭔가를 바꾸고 있다. 첫째가 쓰던 방을 내가 쓰고, 둘째가 쓰던 방을 아내가 쓰고, 큰 방은 둘째에게 줬다. 그리고 학교앞에서 자취하는 첫째는 가끔 오면 적당히 잔다. 10수 년 전 동네 도서 대여점이 문을 닫을 때 우연히 지나가다가 책장을 헐값에 수거해 왔고(17개), 집안 곳곳에 배치를 해뒀으나, 집정리가 끝난 지금 7개를 대형폐기물 업체에 넘겼다. 수거해 온 이후 몇 년 전 2개는 버렸기 때문에, 집에는 8개가 남아 있다. 첫..
'밀리-마이크로-나노-피코'로 이어지는 1/1000 단위의 스케일을 내 주위에서 느껴보는 것을 도와주는 명상법이며, 1분도 안 걸리며 세상과 잘 감응하는 방법이다. 숨을 거칠게 쉬거나 참으면 오히려 예상치 못한 교란이 일어날 수 있으므로, 마음을 잡아주는 용도로 사용한다.각 단계에 숫자를 붙여서 0) 미터, 1) 밀리, 2) 마이크로, 3) 나노, 4) 피코의 단계로 점점 내려간다고 생각하면, 우리는 의식하지 않아도 0단계 규모의 사물을 인식하면서 산다.우리의 주의 집중을 0 단계로 하면서, 엘레베이터를 탄다. 타고 이동하는 동안 명상을 하자. 당신은 지금 미터의 세계에 있다. 1초에 하나씩 주위 사물들을 본다. 찬찬히 1초에 하나씩 4개를 본다.거울, 긴 막대 손잡이, 모서리에서 모서리, 외부에서 엘레..
숫자 읽기 어느날 뛰다가, 큰 숫자 읽기법이 우리와 미국이 달라, 쉼표로 끊어 쓰는 것이 도움이 되지 않는 것에 생각이 꼬리를 물었다. 아예 숫자 시스템을 바꾼다면 어떻게 바꾸는 것이 좋을까를 생각해 봤다. '1234567890'은 십이억 삼천사백오십육만 칠천팔백구십인데, 우리는 네 자리에 해당하는 천백십일을 반복하여 조,억,만 단위로 끊어 읽는다. 따라서 12,3456,7890이라고 쓰면 참으로 좋다. 영어권에서는 1,234,567,890 이렇게 끊어 쓰고, 1빌리언 234밀리언 567싸우전 890이라고 읽는다. 귀찮음이 밀려오는 순간, 조금 양보한다면 숫자시스템을 조,억,만을 영어식으로 바꾸면 어떨까. 어차피 조빌밀천정도로 해서, 그냥 '1,234,567,890'을 일빌 이백삼십사밀 오백육십칠천 팔백..
내가 누군가에게는 트라우마였을지도 모른다. 이 한 문장은 경험을 가진 사람이 쓸 때야 비로소 가치가 있다. 내가 누군가에게는 트라우마였을지도 모른다. 나에게 일어난 일들이 내 내면에 준 생채기는 그것이 비록 아물어서 담담하게 혹은 웃으면서 술 한 잔 하며 말 할 수 있을지라도 사건과 연관된 간단한 상황을 만나는 것만으로도 당시의 기분 당시의 감정 상태를 소환하여 괴로움에 빠지게 만드는 늘 준비 된 버튼으로 남아 있다. 그 생채기를 누르는 순간 짓무른 고약함이 내 공간을 채우며 내가 마시는 공기를 바꿔 버린다.
늦어지고 있다. 유튜브나 팟캐스트로 bash script 강의를 만들 생각이 있었는데, 계속 늦어지고 있다. 대략의 얼개는 있지만, 생각이 벋어나가느라 당최 시작을 못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내가 이것을 왜 하고 싶어 할까? 난 다른 일도 제대로 하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하나 더 벌려 놓는 것이 좋은 것일까? 나 혼자하는 것이 괜찮을까? 영상없이도 들을 수 있는 컨텐츠를 만들고 싶은데 이때 필승(?)전개는 어떤 식이어야하나? 들을 사람들은 대중이 아니라 어느 정도 전문가인데, 이럴 땐 유료강의로 해야하는 걸까? 아 귀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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