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 읽기

어느날 뛰다가, 큰 숫자 읽기법이 우리와 미국이 달라, 쉼표로 끊어 쓰는 것이 도움이 되지 않는 것에 생각이 꼬리를 물었다. 아예 숫자 시스템을 바꾼다면 어떻게 바꾸는 것이 좋을까를 생각해 봤다.

'1234567890'은 십이억 삼천사백오십육만 칠천팔백구십인데, 우리는 네 자리에 해당하는 천백십일을 반복하여 조,억,만 단위로 끊어 읽는다. 따라서 12,3456,7890이라고 쓰면 참으로 좋다. 영어권에서는 1,234,567,890 이렇게 끊어 쓰고, 1빌리언 234밀리언 567싸우전 890이라고 읽는다.

귀찮음이 밀려오는 순간, 조금 양보한다면 숫자시스템을 조,억,만을 영어식으로 바꾸면 어떨까. 어차피 조빌밀천정도로 해서, 그냥 '1,234,567,890'을 일빌 이백삼십사밀 오백육십칠천 팔백구십으로 읽자는 것이다.

thousand
십천  
십만 백천  
백만 million
천만 십밀  
백밀  
십억 billion
백억 십빌  
천억 백빌  
trillion
십조 십조  
백조 백조  
천조 quadrillion
십콰  

 

사용 예

사용 예를 들어 보면,

  • 중생대 두 번째인 쥐라기는 2억년전부터 1억 4500만년 전이다. > 중생대 두 번째인 쥐라기는 200밀년 전부터 145밀년 전이다.
  • 부산시의 인구는 340만명이다. > 부산시의 인구는 3밀 400천 명이다.
  • 대한민국의 2019년 예산은 476조 원이다. > 대한민국의 2019년 예산은 476조 원이다. (조는 10^12 이므로 3,4의 공배수; 그대로 쓸 수 있다)
  • 우리은하는 지름이 15만 광년이다. > 우리은하는 지름이 백오십천 광년이다.
  • 우리은하에는 별이 2500억 개가 있다 > 우리은하에는 별이 250빌 개가 있다.

억, 만을 빼고, 빌,밀,천으로 바꾼다. 천은 용도가 조금 달라진다. 뭔가 조금 다르지만 안보이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별로 효용도 느껴지지는 않는다. ㅎㅎ. 그래도 이것은 익숙함의 문제일 뿐. 평소에 만원을 10천원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생기면 좀 어떤가.

  • 부조금 50천원했어
  • 거기 월급이 3밀원이야
  • 세계인구가 7빌 명이 넘은지 오래야.

우려

여기까지 읽다보면 또 자연스럽게, 사대주의가 어떻고, 전통이 어떻고, 머리 속에선 브레이크와 얼굴엔 쓴 웃음이 만들어진다. 그런 사람들, 예산 결산 자료같은 문서 보시라. 오른쪽 상단에 '단위: 천원' 이런 말이 씌여 있고, 표에는 온통 세 자리 끊어 쓰기가 있다. 늘 돈을 다루는 사람이 아니라면, 정말 익숙해지지 않는 머리속 계산아닌가? 이거 볼 때마다 얼굴 찌뿌린다면 조금 생각해 볼 주제라 생각한다.

이렇게 글까지 쓴 나는 평소 생활을 저런 숫자읽기로 바꿀 수 있을까?

  1. jdkim 2020.02.27 13:51

    좋은생각입니다. 짝짝짝. 평소에 미터법 쓰지 않는 미국인들 흉 많이 봤는데, 숫자읽기는 한국식이 더 구닥다리잖아요. 이번기회에 바꿉시다!! 그럼 이십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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