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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승사자: 당신을 데리러 왔습니다.
나: 나에게 정리할 시간을 주세요.
저승사자: 좋아요. 이번에 나와 함께 떠나지 못할 피치 못할 이유를 세 가지 든다면 기회를 주도록 하죠...
세 가지 좋은 이유를 대기 전에 말인데... 자신의 사업을 아직 더 궤도에 올려놓아야 한다든가, 가족이 아직 건실하게 안정을 찾지 못했다든가, 자신의 부인이 아직 수표에 사인을 할 줄 모른다든가, 자식들이 사회현실에 대해서 너무도 모른다든가 하는 따위는 아무 소용이 없다는 걸 알길 바랍니다. 나의 관심사는 바로 당신이니까요. 무엇 때문에 내가 당신을 이 세상에 좀 더 놔둘 필요가 있다는 건지 그 이유를 설명해보세요.
리아 루프트의 '읽는 것과 얻는 것' 중에서 (21세기북스, 6p)
출근을 한 30분 일찍하게 되어 차근차근 매일을 보다가 예병일의 경제노트가 인용한 글이 나에 대해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한 20년전쯤부터 이런 생각을 가끔했었다. "난 오래 살 거야. 왜냐면 이 세상에서 할 일이 많으니까." 그런 생각은 자신감으로 넘쳐 사는 사람에게 흔한 것이다. 그러나 20년전과 상황이 모두 바뀌어, 저 인용구대로 가족, 부인, 자식들(!)이 존재하는 내가 되어서 다시 이런 질문을 받게 되니, 자신감이 그 답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게 되었다.
그 순간 필요한 것은, 커피 한 잔이고. 난 커피를 타러 음료수대로 갔다. 음료수 대를 정리하고 계시는 총무과 직원을 잠시 기다린 뒤, 커피를 여유롭게 타고, 마저 하던 생각을 하자라고 하는 순간, 부장님이 요즘 하고 있는 프로젝트에 대해 질문하게 되었고, 나와 PM은 곧 한 시간짜리 급조된 회의를 하게 되었다.
내가 좀 더 살아야할 이유가 뭔지 생각할 수 있는 아주 중요한, 집중된 순간이었는데, 하루에도 수 많은 시각 데이터와 판단의 분기가 이루어진다마는, 저런 생각은 잠에서 깨어난지 3시간 이내로 끝내야하는 것이므로, 오늘은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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