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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아빠지

Coolen 2005. 4. 8. 13:56
요 며칠간 지민이 아침에 일어나기 싫어하였다. 8시 30분에는 나가야 모든 것이 평화롭게 시작하건만, 계속 45분을 넘기게 되었다. 오늘은 긴장하고 7시 반에 일어나서 먼저 씻고, 지민이 자는 것을 깨우려 TV 앞 소파에 누인뒤, 저 좋아하는 TV 유치원을 틀어놓았건만, 샤워가 끝나고 나와도 여전히 감은 눈에 일어나기 싫어 하는 앙탈부림이란.

그 듣기 싫은 애기소리, 애니까 애소리를 하지. "그래 아빠 오늘은 내가 좀 힘드네 5분만 더 잘께" 이럴 수는 없잖나 싶으면서도, 난 아빠 아닌가, 어려서부터 버릇을 잘 들여놔야 커서도 자기 관리를 잘하게되는 것 아닌가.

안 일어난댄다. 엄마가 치마 입고 가라고 골라 놓은 옷도 안입는댄다. 화장실까지 끌고 갔어도, 철푸덕 주저 않는다. 세수시키려고 끌고 들어가도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반항을 한다. 엉덩이를 찰싹 때린다. 이건 사랑의 매야. 물론 그런 말은 안하지만 최대한 무서운 아빠의 모습을 보여준다.

나라고 감정이 안상하는것이 아니다. 최대한 울어 제끼는 딸래미와 어려서 버릇을 잘 들여야겠다는 아빠의 전쟁이다. 세번 그렇게 엉덩이를 두들기고 서로 눈을 째려본다. 눈하나 깜빡안하고 째려보는 것은 아마 세상 살면서 무서운 눈을 별로 못봐서 계속 그렇게 보는것 아닐까 싶을 정도로 아주 잘났댄다. 이럴때는 손이 올라가서 뺨을 때려가며 어딜 째려보냐고 소리쳐야 될 판국인데, 그렇다고 애가 그런걸 아나 나도 평생 누구 뺨때려본적 없고 고작 TV에서 본 영상 정도인데, 그렇게 째려보다가 먼저 슬쩍 눈을 비키며 설득성 잔소리를 한다.

치마대신 바지를 골랐는데, 허리띠있는 청바지는 너무 조여서 잘 못ㅤㅂㅓㅆ는다고 그렇게 빽빽 울면서도 할 말은 다 한다. 잘났다. 체육복을 골랐다. 머리는 또 안묶겠단다. 안되겠다. 이건 선생님께 건네야겠다.

그렇게 아침을 요절복통으로 울어대고, 천하의 원수가 따로 없을정도로 때리고 맞고, 눈을 부라리고 현관을 나선다. 오늘 정말 지민이와의 최대의 전쟁을 치뤘다.

그런데, 때리는 아빠도 아빠라고...... 안아달랜다.

난 지가 이렇게 미운적이 없는 아침인데,
문밖에서 어린이 집까지 안고서 간다.
어린이집 들어가기 전에 난 뽀뽀를 요구했다.
"자, 아빠 뽀뽀."
"지민이도 뽀뽀."

오늘 아침을 생각하니 눈물이 그냥 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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