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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은행에 들를 일이 있었다. 마침 비가 와서 우산을 들고 갔고, 은행 입구에 있는 우산 꽂이에 들고 간 장우산을 꽂아 놓고 은행 업무를 보았다. 한가한 시간에 갔건만, 업무를 마치고 난 다음 우산 꽂이에는 내 우산은 없어지고, 비슷한 장우산 하나가 남아 있었다.
조금을 기다린 뒤 상황 파악이 되고 난 다음, 난 은행 직원에게 누군가 우산을 바꾸어 간 것 같다 말하고, 그 우산을 들고 나왔다. 그 우산을 쓰고 점심을 먹으러 가는 길에 이런 생각이 들더라.
"어떤 경우에 자기 우산을 놔 두고 다른 우산을 들고 갈 수 있을까?"
우산의 겉보기 상태는 멀쩡하여 일부러 바꿔 간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들고 간 그 사람도, 자기 우산이 아니며 잠시 빌려 왔는 지 모른다. 쉽게 헷갈려 들고 갔을 테니까. 아니면 은행 업무가 너무 충격적인 상황이어서 우산을 대충 보고 들고 갔을 지도 모른다.
점심을 먹으러 들어간 음식점 앞에 있는 우산 꽂이에 그 우산을 꽂을 때는 내 우산이 된 지 5분도 안되었기 때문에 눈도장을 확실히 찍어둬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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