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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콧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민음사, 김욱동 옮김)를 읽다. 1920년 1차대전 직후, 세계 대공황직전이 그 배경이다. 작가는 이 소설을 1925년에 그의 나이 29세에 출간한다. (20대에 이런 소설을 쓰다니. 미국 현대 문학에서 대단한 위치를 차지한다.) 1인칭 관찰자 시점으로 쓰여진 이 소설은 주인공인 캐러웨이 닉의 시선을 서술하는 것만으로도 1920년의 뉴욕의 분위기를 잘 전달한다. 배경이 되는 뉴욕의 롱아일랜드 섬의 북쪽에 있는 곶(?)들을 다시 지도에서 찾아보게 만들었다. 지금의 킹스포인트(웨스트 에그)와 샌드포인트(이스트 에그) 정도에서 일어난 일이다. 이 책을 읽어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3년전이니 참 오랜만에 집어 들었구나.
'에어콘이 없는 여름의 대도시, 부유층의 삶.'
아무 배경 없던 개츠비가 장교로 군복무중 부유층의 소녀, 데이지를 만난이후 자신의 삶을 그녀의 수준에 맞추는 성공(?)을 한 다음 다시 그 앞에 다시 나타난다는 얘기. 물론, 그가 깨끗한 돈을 만지는 직업을 가진 것은 아니다. 데이지 또한 돈 밖에 모르는 그런 여자일 뿐, 그 클래스에서 특히 더 고상한 존재는 않는다. 단지 개츠비의 눈이 꽂혔다는 게 중요하다. 그녀는 헤어진 5년동안 이미 결혼도 했고, 아이도 있다.
매주 사회의 저명한 사람을 초청하고, 또 게다가 초청하지 않아도 와서 즐길 수 있는 파티를 열고, 정작 자신은 술에 취하지 않는 개츠비. 묘사되는 파티의 풍경에서 개츠비는 검은 익명의 점에 불과하고, 파티를 한 발 떨어져 관조하는 사람으로 그려진다. 어쩌면, 피츠제럴드가 동경(?)했을 모습인지도 모르겠다. 한 여인에게 다가가기 위해 부유층의 삶을 매주 연출하는 그런 부를 이룬다음 마침내 그녀를 집에 초대 했을 때, 그의 부에 황홀해 하는 데이지. 그리고 그런 데이지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개츠비.
돈을 번다는 것.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서라도 그 목표를 달려간 개츠비. 사랑을 의심하지 않았고, 그 사랑 또한 자신을 계속 사랑할 것이라 의심하지 않았던 어쩌면 순수한 사랑.사고를 낸 그날 밤도 집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면 지켜주겠다며 풀숲에서 기다리던 그 모습. 그런 것이 위대한 개츠비의 수식어를 말하는 것 아니겠나 싶다.
책에 나오는 칵테일을 만들어 보고 싶어졌다. 그린 리키, 하이 볼,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있는 센트럴파크 남쪽의 플라자 호텔에서, 사건이 있던 그날 오후에 마시던 민트 줄렙, 여름이 가기전에 한 번 시도해 보는 것으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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