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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사는 얘기

Coolen 2006. 11. 14. 09:38

지민이 사진여늬 아침과 같은 시각에 일어났지만, 어제 잠자리에 드는 지민이에게 COOKIE를 먹여 놓았기 때문에, 정신이 드는 순간을 잉어를 낚듯 인간세계로 끌어 오는데 성공하였다. 밤부터 계획한대로, 오늘 아침은 한 시간 일찍 시작됐고, 녀석은 어린이 집에 일등을 등교하는 것을 목표로 계속 몰아 부쳤고, 인석도 그 맛을 조금 아는지라 순순히 속아(?)넘어 왔다. (참, 밤에 과자를 먹였다는 것이 아니라, 컴퓨터 용어로 뭔가 통하는 것을 작용시켜놓았다는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서 엄마에게 인사하고 밥먹은 뒤 일등하자라는 달콤(?)한 주문이 자기전에 통한다. 간단한 마인드 컨트롤 아닌가? 그리고 침대에 같이 누워 잘 때까지 있겠다고 하고, 눈을 부릅뜨며 서로의 얼굴을 보며 웃다가 논다. 애들은 잘려고 하면 잠이 안오는데, 눈을 뜨고 계속 보고 있으면, 번갯불처럼 잠이 온다.) 아니나 다를까, 선생님이 오늘은 지안이가 일등이란다. 그러면 지민이도 일등이라는데, 그건 저녁때 확인할 일이다.

어제는 아이팟 셔플이 "가을이 오면"만 남겨 놓고 모두 지워지는 통에 퇴근 시간 내내 그것만 듣고 왔는데, 간밤에 잊지 않고 채워넣어서, 바비킴의 애상한 노래와 잘 유행하지 않은 (적어도 노래방 출신 양승관이 잘 모르는) 이문세의 2000년 이후의 노래가 11월의 싸늘한 그러나 내가 좋아하는 날씨 속에서 아침을 연다. 이런 아침의 백미는 "해바라기"이다. 해바라기 가득한 그 노랜 어릴적 추억과, 정지된 그림의 고흐를 만나게 해준다.

잠시 오는 버스에서, Closure에 대해 곰곰히 생각하다 C 속에 갖힌 영혼에 연민을 느끼며, 알량한 개념에 물을 주고, 싹이 나길 기다리는 마음으로 파란 하늘, 아주 파란 하늘에 미지(mizi)의 언덕을 찬 바람에 이런 찬 바람에 (못피우는) 씨가렛이 어울릴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출근을 한다.

이번 가을에는 글라디올러스 구근과 백합 구근을 꼭 사야지, 아니 그녀석들이 아니라도 튤립이라도 꼭, 어제 카탈로그에서 본 그 흔하디 흔한 카사블랑카 백합이 온 방을 진동할 생각을 하니 미소가 떠오르더만...


자, 하루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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