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라도 불안하지 않은 날이 없다.
세상이 지나가는 속도는 더 빨라진 것 같고,
나는 한 없이 멈춰있는 사람 같다.

신경이 예민해졌고,
작은 일에도 화가 난다.
이런 상태가 내 에너지원이라는 것을 안다.


불안한 내적 상태가 밖으로 표출되려하고,

그 상태를 끄기 위해 때로는 일에 몰두하고,

때로는 더 큰 일을 도모하고

때로는 누군가의 위로를 기다리며,

불안하지 않으면 어찌 발전이 있을 수 있을까.


모두 다 알지만, 고통은 고통이다.

제일 격에 맞지 않는 말이 하나 있다면,

묵상을 통해 내면의 평안을 구하라는 말이다.


에너지를 그저 사그러뜨릴 수 없다.

그렇게 애 늙은이처럼 살아온 인생은

다시 돌아 보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아무것도 갖지 못했으면서

모든 것을 다 가진 것처럼 표정지으라는 것은

세상에서 제일 가는 위선을 연습하라는 것이다.


불안한 내면은 그대로 두자.

코로나처럼 솟아 오르는 제어안되는 불길이

그 자체로 아름다움을 이루기 위해선,

지금 이 순간을 그저 살아내는 것 밖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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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플 때 아프다는 소리를 못지르는 것만큼 서러운 것이 있을까?

아프다는 소리를 질러도 아무도 듣는 이 없는 것만큼 외로운 것이 있을까?

아픈 것을 회피하고 싶어서 잠시 아픈 것을 외면해 보지만,

결국 그 상태로 다시 돌아가야하는 것만큼은 외면할 수 없는 아픔.


자유롭다는 느낌이 주는 자유로움과

아프다는 느낌이 주는 아픔


기대하는 것을 제거해야 자유로워지고,

원하는 것이 없을 때 아프지 않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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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 내리지 않음


뿌리 내리지 않는다.

뿌리 내려지지 않는다.

내 안에 들어온 사람, 생각, 사물에

뿌리를 내리지만, 깊이 내려지지 아니한다.


생각하며, 만지며, 맛보며,

결합하며, 떼어보며, 관찰하며,

비교하고, 대조하고, 정리한다.


뿌리 내리지 않는다.

한계의 상황에서조차

세포막으로 이해할만한 관계일지라도.


뿌리는 어둠 속을 계속 벋어나갈 뿐

그 흙과 결합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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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되면 동쪽 하늘엔 아무도 봐주지 않는 새털 구름이 뜰거야
새털 구름이 도시의 붉은 빛을 머금고 아무도 몰래 남쪽으로 날아가도
누구하나 이름 지어 주지 않아서 그냥 사라질지도 몰라

저녁엔 어디서들 기어 나와 생명 연장을 위해 몇 그램의 식사를 하고
웃고, 떠들고, 그렇게 지나간 시간을 하루라고 하겠지.
삭신을 끌고 집에 들어가선 텅빈 마음을 공간에 투여시키고
그대로 소파에 앉히고, 눕히고.

그렇게 그렇게 이름없는 구름과 시간에 대하여
난 스스로를 위안하고 잠에 들거야.

오늘도 수고 많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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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심슨 2012.11.03 21:25 신고

    한주도 수고 많으셨어요..

    • 최호진 2012.11.05 10:03 신고

      수고 많았수. 이번 한 주도..

푸른 단풍나무가 흔들린다.
나무에 매달린체 흔들흔들 춤을 추는 것은
세상을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얀 연기가 파란 하늘에 모여있다.
저 구름이 움직이는 것은
새들이 날아다니기 때문이다.

까만 밤의 깊은 곳에 희미한 빛이 있다.
별은 보석으로 만들어진 상상의 도시.
어쩌면 이해를 거부해 숨고 싶은
까만 마음들이 모인 빛나는 오해.

머리카락을 센다.
14만 4천 백개, 스무살이 된 여인은 마음이 가볍다.

어젯밤 어두운 밤 바닷가
한 줌의 모래를 움켜쥐고
토파즈와 에메랄드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브릴리언트 컷 토파즈는
만칠천육백구십일개의 빛줄기를

나무와 구름과 그리고 그녀에게
나누어 감추어 둔다.

바람이 차갑다.
아직 이해하지 못한 한숨이
바람 속으로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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덥다.
파일메뉴의 "열기"는 누군가의 주문일지도 모른다.

같은 땀을 흘리고도,
견딜 수 없는 것은 습관인가?
이성으로 견뎌내는 것은 인격적 성숙인가?

내가 더운 걸 보면 정말 더운거라 말하는 사람은
소셜 온도계.

불쌍한 토끼털.
부러운 구피의 비늘.

어떤 극한의 위험을 피하기 위해 땀은 흘러내리고,
그것을 유쾌하지 않은 경험으로 각인한 것일까.

쓸모없는 맹장 같은 더위.

신고
모래와 흙의 노래가 들린다.
바람과 낙엽의 대화가 들린다.
새들과 구름의 대화가 들린다.
한숨과 습도계의 대화가 들린다.

머리카락을 세어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감성이 흐른다.
흘린 땀방울을 재어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공기를 맡는다.

유리벽에 막혀 나아갈 수 없을 때 느끼는 건조한 적막.
3000년전에 쌓인 먼지에 채광창을 통하여 내리는 태양광.

같아야할 두 개가 다른 것은 물없이 먹는 고구마.

그 처음 작업 시간에 한 일에 관하여,
켜켜이 쌓인, 지워진 얼룩의 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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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는 준비되어 있다하고,
다른 놈은 달라하고.
멍청히 아무 생각없이 귀찮듯 이들의 투정을 받아낸다.

80개의 거미줄,
거미줄 밑에 있는 스물한개의 리어카.
우리는 남들 모르게 사백 마흔 세개의 구멍을 뚫어 놓았다.

밤새 쉬지도 못한 눈동자는,
진리가 빛인지,
어둠속에 묻혀 있는 것인지 알 수 없는 한 숨을 쉬어 낸다.

검은 낮에도
어깨는 총알을 받아내고
화약 연기만 오후 두시의 종소리에 사라져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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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함수는 내게 말했다.
당신은 내가 얼마나 가치없는 존재인지 아느냐고

그리고는 더 말이 없었다.
무슨 말일까?

자신이 논리적이지 못하다는 것일까?
자신의 런타임 호출 빈도가 작다는 것일까?
허술한 구조에 비해 다행이 안전한 데이터만 입력된다는 것일까?

그렇게 하루를 번민하다가,
한번도 본적 없다는 듯이 그를 무미하고도 건조하게 스치고만다.

훗날 아무 생각 없던 날,
약속도 없었던 날 그를 먼발치에서 못 본 척 지나가고 나서야
묻어 두었던 그 번민이 떠올랐고 그 답마저,
아니 답이라 강하게 느껴지는 생각마저 떠올랐다.

원래 그 함수는 나에게 말을 걸지도 않았었고,
답을 구할 필요도 없었지만,
그날은 번민했었고, 답을 구해야했으며,
결국 내가 함수인지도 모를 몽환속에서
잠 밖엔 답이 없다는 것으로 체념했다는 것이다.

그에겐, 암시적 형변환이 부끄러웠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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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꽃이라 말하는 순간,

장미를 떠올린다면,

당신은 흔한 사람이다.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나?

흔한 사람의 범주에 들지 않아서?

그것이 특별한 사람을 의미하는 것으로

기대한다면,

당신은 이미

내 볼 품없는 전제의 희생양이다.

메에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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