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 사회속에 기거하면서, 어떻게든 살아야하고 사는 문제에 시간을 들이다보면, 정작 집중하고 싶은 우주와 인간의 내면에 대해 소홀하기 쉽다. 틈틈이 우주와 인간의 문제 혹은 그것에 기반을 둔 현실의 문제에 천착하고 있긴 하다. 그런 두 종류의 시간 사용이 긴장 상태를 이루고 그 상태를 참을 수 없어 해 오다가 이제는 무덤덤하게 그 긴장 속에서 시간을 충실히 사용하려고 한다. 충실히 사용한다는 것은 이런 긴장 상태에 있을 때를 돌아보건데 쓰잘데기 없이 해결되지 않는 상태로 빠지지 않는 것, 그 상태에 대한 푸념을 다른 이에게 전하지 않는 것, 그저 그 모든 것을 관조하며 돌아보는 것으로, 그러한 것이 '나'라는 생각을 하고, 받아들이기로 한다.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어느 하나에 고착되는 것이 두려워,..
인간의 신체로 느낄 수 있는 감각이 아닌 제6감, 영적인 눈, 또는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귀. 그런 말을 들었을 때 평가하는 일차 기준은 그런 감각이나 경험을 주위 사람과 후대에게 물려 줄 수 있는 합리적 설명이 가능한가이다. 그 설명에 공감하는 수준의 사람들을 모으는 것은 어렵지 않다. 그러나 그것이 보편적으로 이해되려면, 그 설명이 간과하고 있는 부분에 대한 토의를 진행해가며, 설명의 완성도가 높아질 수 있어야한다. 그렇게 해도, 모든 설명은 완벽할 수 없다. 완벽하지 않은 설명이라할지라도 그것이 갖춰야할 최소한의 조건은 "합리성"이며 "객관성"이다. 그 다음엔 세대를 걸쳐 살아 남는 설명이어야한다. 이것은 마치 진화가 동작하는 방식과 유사하다. 어떤 국지적인 환경변화에 적응하여 살아남은 개체가 자신..
이것이 어떤 범주에 드는 생각인지 잘 모르겠으나 생각이 더 진전되기 전에 기록을 해두는 것도 나름대로 의미가 있을 것 같다. 병마개는 오른쪽으로 돌리면 잠기며, 왼쪽으로 돌리면 열린다. 다른 말로하면, 오른쪽으로 돌리면 병마개는 아래로 진행하고, 왼쪽으로 돌리면 위로 진행한다. 이것은 나사못을 돌릴 때도 마찬가지이며, 선풍기 날개를 제외한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모든 나선 홈이 있는 원통 구조체가 가지는 표준(?)이다. 그런데, 이 단순한 방법을 헷갈릴때가 있는데, 눈으로 볼 수 없는 곳에 있는 나사, 특히나 책상 밑부분에 위로 박혀 있어서 손을 한 번 꺽어서 돌려야하는 곳에서는 늘 한 번 생각하게된다. 물론 그 나사가 쉽게 돌아가는 상태라면 양쪽으로 돌리다보면 헐거워지는 방향으로 또는 조이는 방향으로 ..
스토리에 집중해야하는 윤소라의 소라소리 같은 팟캐스트를 들을 때도, 내용에 집중해야하건만 으레 그렇듯 난 딴 생각이 든다. 정확히는 내용을 따라가는 의식과, 또 다른 딴 생각 의식이 동시에 진행된다. 오늘 든 딴 생각은 이렇다. 소리는 귀로 감지하는 연속적인 공기의 진동일 뿐이지만, 인간이 내는 목소리는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가 시간에 따라 실리게 되므로, 단순한 진동이 아닌 것이다. 귀는 소리의 주파수(20Hz~20kHz) 별로 감지하는 영역이 다르다고 알려져있는데, 어느 순간의 목소리는 여러 주파수가 섞여 있으며, 각 주파수는 귀의 다른 영역을 각각 자극하고, 귀에서는 각 부위가 동시에 정보를 받아 하나의 패턴을 이루며, 그것이 시간에 따라 연속적으로 변하는 것을 목소리라 한다. 이러한 시간에 따른 공..
나는 가끔 상상해본다.내가 알고 있는 것에 대하여.(사실 국민학교 시절에도, 내가 아는 모든 것을 공책에 써 본 적이 있었다; 쓰다가 포기하긴 했지만) 내가 알고 있는 것에 대해 떠올리다보면, 항상 따라오는 생각은 미래엔 어떤 것들을 알게 될까혹은 내가 사라지고 난 몇 백년뒤의 사람들의 지적인 수준은 어떠할까 생각하게 된다. 인간은 호모사피엔스사피엔스 종이 출현한 20만년전 이후로 유전적 성질은 변하지 않았다.다른 말로하면, 20만년전 신생아를 현대로 데리고와서 길러도 지적인 능력은 현대인과 다를바 없다는 뜻이다. 관심이 있는 것은 보편적으로 이해하고 있는 세상에 대한 생각인데, 이것은 과거 사람들이 알고 있는 세상과현대인이 알고 있는 세상이 다르듯, 미래 사람들이 알게 될 세상이 지금과 다를 것이기 때..
어떤 특정한 상황이나 성격을 묘사할 때, 수 많은 방법이 가능하다. 그 수 많은 방법 중 하나가 최초 발화자에게서 선택되어 묘사된 후 전달자들은 큰 생각 없이 다시 쓰기 마련이다. 내가 어떤 사건에 대한 묘사를 들었을 때, 중립적인 위치에서 듣고자한다면, 그 때 제일 염두에 두어야할 것이 그런 묘사에 사용할 때 어떤 단어 혹은 표현을 통해 들었는지를 기억해두는 것이다. 그리고, 다른 측면의 얘기를 들을 기회가 있게 되었을 때, 그 단어나 표현을 그대로 듣게 된다면, 그것은 최초 발화자와 전달자의 관계를 추정해 볼 수 있고, 이렇게 듣다보면 상황을 시간 순으로 배열할 수 있어 입체적 파악을 할 수 있게 된다. 사람들은 어떤 상황을 최초로 묘사하게 될 때 상황을 그대로 묘사한 것에만 집중하지, 자기가 선택한..
핍진 (逼眞) : http://dic.daum.net/word/view.do?wordid=kkw000283215&q=%ED%95%8D%EC%A7%84 핍진성이란 말은 현실을 얼마나 근사하게 그려내었는지에 대한 용어. 정말 현실에서는 거의 안 쓰는 핍진이라는 말을 요즘은 가끔 듣는다. 문학 팟캐스트를 듣다보니. (국경시장 작가인 유쾌한 소설가 김성중씨도 인터뷰에서 쓰더라마는) 핍의 한자를 찾아보니 그 용례에 있어서도 그닥 한국어에서는 자연스럽지 않다. "죄다", "독촉하다", "접근하다", "좁다"라는 뜻을 가졌지만, 죄다의 의미인 핍박하다 정도가 가장 흔한 예이며, 핍진의 핍은 형용사로서 "좁다" 정도로 쓰인 것인데, 한국어에서 핍을 좁다라는 용도로 사용하는 말은 거의 없으므로, 이 단어는 정말 허세용어..
동성애에 대한 짧은 생각(오바마 정부에서, 미 연방헌법에서 동성결혼이 허용함에 부쳐) 1.난, 가끔 집안 모임에서는 동성애자로 커밍아웃할까봐 걱정하는 눈초리를 받는다. (우스개 소리로 지나가면서 받기는 하지만.) 수년전부터 동성애뿐 아니라 성적 소수자의 다양한 형태에 대해서 시간날때마다 얘기 했기 때문이다. 사실 이른 바 흔한 동성애 문제는 나에게는 별로 중요하지 않으며, 더 하고 싶은 얘기들은 모노가미, 폴리가미랄지, 양성의 생식기를 다 가진 기형, 무성애자, 양성애자의 결혼 등 더 사회문제가 되지 않은 부분을 얘기하고 싶었으나 주위에선 별 관심이 없기 때문에 동성애만 화제에 오를 뿐이었다. 일단 동성애에 대한 내 생각부터 정리하자면, 아니 이 모든 논의의 시작에 대한 얘기를 하자면, 인간은 친밀감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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